[정종암 칼럼]

내가 접하는 언론사 그리고 기자들

최종현 | 기사입력 2011/11/10 [22:49]

[정종암 칼럼]

내가 접하는 언론사 그리고 기자들

최종현 | 입력 : 2011/11/10 [22:49]

▲ 정종암 칼럼니스트

 

엊그제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 보아하니 말도 많고 많았던 종합편성채널인 4개사(이하 종편사) 소속인 신출내기 기자였다. 사연인즉, 필자의 기고문에 대한 인용 허락을 구함과 자료를 받고 싶다는 아주 정중한 요청이었다. MB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펼치는 언론관에는 '벌레 껌 씹은 듯' 하기에, 그제서야 드디어 4개 종편사가 기자들을 모집하고 방송에 들어가는 줄 알았다. 젊은 시절을 회상하면서 정론직필에 앞장 서 달라는 당부와 함께 답신을 주었다.

 

이렇게 노력하는 기자가 있는 반면에, 노력을 게을리 하는 기자들도 많이 본다. 특히 비겁한 언론사주도 근간에 많이 접했다. 또한 덜 끓은 채 목에 기부스를 한 기자들도 간혹 상대한다. 무슨 약점들이 있는지 대체적으로 기자들을 부를 때 '기자분(께서)', '기자양반' 이란 극존칭을 쓰는 것 같다. 특권의식에 젖은 집단에게 동조하지 못함과 고개를 조아리지 않아서인지 좀처럼 이러한 극존칭까지는 익숙하지 못한 편이다. 기자는 특권계급이 아니다. 이 세상에는 그러한 계급이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그러한 사고 또한 존경을 받지 못한다.

 

여타 언론사에 기고 하다보면 소양교육조차 안된 기자들도 더러 발견한다. 대체적으로 200자 원고지 매수에 따라 고료가 계산되는 원고를 양질로만 기고 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수년간 사설과 오피니언난에 기고를 했지만 겸업인 필자로서는 매번 100%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몇 갑의 담배로 수명단축까지 불사하면서 탈고하고는 독자의 관점에서 몇 번이나 검토한 후 송고한다. 그려고도 오자가 생기거나 문맥이 고르지 못한 경우를 가끔 겪는다.

 

내용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그러함을 발견했을 때는 해당 언론사에서 기사화시킨 후이면 발을 동동 구르지만 어쩔 수 없다. 그 이전에 해당 편집국에서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완벽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필자의 기고는 신을 초월하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는지 자체 검토나 교정도 없이 기사화하는 언론사가 부지기수다. 이러한 현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이러함은 자신들의 몫을 간과하기에 스스로 질을 떨어뜨린다.

 

요즘은 전문지도 독자적인 사옥을 가지고 흑자인 언론사들도 꽤 있다. 이러한 언론사는 고액의 연봉이기에 이직(移職)도 거의 없단다. 이러한 전문지의 파워는 웬만한 일간지보다 낫다. 전문지가 대세인 외국과 같아짐에 바람직한 현상이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열악한 환경이다. 일부 일간지조차 오피니언 원고가 없어 쩔쩔매는 언론사도 있다. 기자들 교육도 전무하다.

 

발행인이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언론사도 많다. 이러한 언론사는 인터넷 언론과 지역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광고 몇 편에 정론직필에 벗어난 언론사,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언론사, 가재는 게 편이라는 논리하에 자신들의 치부를 막으려는 비겁한 일부 언론사는 언론의 자유라는 가면 뒤에 숨는 양상이라 정론직필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

 

언론 자신들의 무능과 정론직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글을 싣지 못하고 이리저리 빠지는 비겁한 언론사도 보았다. 1991년 기자들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낸 일명 '보사부 촌지사건' 은 유명한 사건이었다. 그후로 기자들의 부정부패가 많이 없어지고 취재비 자사부담과 향응접대에 반대하는 언론사들이 많아졌다.

 

필자가 2005년 10월 하순 어느 날. 지방에 본사를 둔 한 언론사가 자사 기자들을 상대로 한 교육 프로그램에 강사로 초빙된 적이 있다. 마침 한국의 단풍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하던 외국에서 온 지인까지 KTX에 동승하고 갔다. 본사는 물론 전국의 주재기자들까지 강당을 메꾸고 있었다. 강연에서 "용감하라. 발로 뛰어라. 배 고픔을 참아라. 그리고 정론직필에 앞장 서라" 의 요지였다. 열띤 박수 속에 강연은 끝났다.

 

며칠 후 그 사주는 필자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대다수 임직원이 원한다는 이유로 '교육국장' 이란 직책을 부여하는 웃지 못할 사건(?)까지 발생했다. 중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초청되다가, 다음 해 여름에는 그 언론사 전북 주재기자가 필자를 초대한 적이 있다. 일면식도 없는 듯한 기자가 당시 강연한 내용을 깨알같이 적어놓은 노트를 대뜸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강연에서 감명을 받았다는 그 기자와는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정도로 노력하는 언론사주와 기자도 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어느 언론사주는 정권의 '최고권력자 딸랑이들' 의 간섭에도 당당했다. 정권의 구미에 당기지 않은 필자의 독설을 봉(封)할 수는 없고, 언론사주에게 은근히 제동을 걸었던 모양이다. "난, 언론사주 일뿐이다. 편집권은 주간에게 있다. 간섭은 필요하지 않다.그대들이나 잘 하라." 고 응수하고는 어떠한 혜택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언론사주가 멋있지 않은가. 매사에 노력하는 기자, 존경받는 언론인이 많아지는 사회를 기대해본다.

 

<필자소개> 정종암은 경남고성 태생으로 신춘문예 등으로 시인,문학평론가,수필가로 등단한 문학계 3관왕이다. 또한 친박 외곽포럼 및 미래연합 중앙당 대변인직을 수행했으며, 수년간 칼럼니스트와 시민사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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